오늘 방문하려는 카페는 원래 신발공장이었답니다.
이제 그 기능은 상실하고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셈이죠..
골목 사이에 위치한 이 건물을 보면 누가 이 곳을 카페로 생각할까 싶지만, 문 닫은 공장을 카페로 전환하는 감성이 여기가 시초일만큼 유명하답니다.
내부를 처음 들어가 보면 놀랍습니다. 지금이야 인더스트리얼 느낌의 카페 인테리어가 종종 있지만 이런 스타일을 처음 시도하다니 뭔가 분명한 철학을 갖고 시작한 브랜드같네요.
카운터 쪽 가구에 바퀴가 달린걸 보면 이전 공장에서 사용하던 이동수단을 개조한듯 하군요.
게다가 벽 쪽은 여러 개의 평면 디스플레이라니, 인상적인 부조화라고 할까요?
메뉴판도 심상치 않습니다. 싱글 오리진이야 그냥 원두 이름이라고 하더라도 하우스 블렌드 이름들이 독특하네요.
잘은 모르지만 문학과 관련이 있을거라는 추측이 강하게 듭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둘러보다 보니 단지 재활용한 폐공장의 물건들과 최신 에스프레소 머신 등의 부조화 뿐만 아니라 여기 전체적인 인테리어와 그 공간 안에 있는 손님이나 직원과의 부조화도 만만치 않군요.
이런 곳에서 커피 한잔하면 고독하고 쓸쓸한 정서가 배가될 것 같습니다.
실내에 어느 정도 분리된 공간들도 있는데 이것 또한 예전 신발공장의 각기 다른 작업 공간이었겠죠.
한쪽 벽변에는 여기 하우스 블렌드 이름 중 하나이자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책 제목이기도 한 ‘공기와 꿈’의 한 구절이 적혀 있는듯 합니다.
주문한 ‘나쓰메 소세키’ 하우스 블렌드 커피를 받아왔습니다.
과테말라 + 콜롬비아 + 에티오피아 블렌드로 미디엄 로스팅되었습니다.
첫 모금에,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산미가 일품입니다..
밸런스가 좋고 살짝 고소한 느낌과 초콜릿의 여운이 있군요.
나가는 입구 측면에는 판매하는 원두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포장 앞면 그림은 카페 이름이기도 한 무연탄인듯 하네요 ㅋ
휴무없이 매일 오픈합니다.
상수역 4번출구로 나와서 10분 거리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합니다.
Address: 앤트러사이트 합정점 /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토정로5길 10
